|
|
|
|
|
|
|
|
조직내 관료주의 타파
|
|
국내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기업에 비해 탁월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화제이다. 한국기업과 외국기업, 그리고 소위 잘 나가는 기업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소위 대기업병과 관료주의의 타파 여부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업은 규모가 커지고 연륜이 오래될수록 조직의 질서유지를 위해 점차 많은 규정과 절차가 도입되며, 더 많은 계층과 부서가 생김에 따라 조직 상하좌우간 의사소통의 장벽이 생기고 조직이 경직화되는 한편 유연성과 활력을 잃게 되는 등 제반 관료병리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대기업병이라 한다. 우리가 흔히 듣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 NATO (No Action, Talking Only) 증후군, NOMB (None Of My Business)신드롬등이 대기업병을 비유하는 대표적인 용어들이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관료제도는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관료적 형식주의와 조직의 비대화를 낳았으며, 막스 웨버의 관료주의 모델에 영향을 받아 대규모 조직의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공식화와 권한집중이 정착되어 대기업의 표준적인 조직 모델로 자리잡았다. 막스 웨버의 관료주의 모델과 아담 스미스의 분업원리는 포드 자동차와 GM을 통해 대량생산체제를 소화할 수 있는 피라밋 계층구조라는 조직운영의 하드웨어를 만들어냈다. 파킨슨은 조직이란 주어진 역할이나 업무와는 상관없이 항상 사람을 증가시키는 속성이 있다(파킨슨 법칙)는 사실을 발견해서 대기업병에 대해 최초로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관료적 형식주의, 거대조직, 공식화, 권한집중, 피라밋형 구조는 과거 경영환경에서는 대기업을 운영하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식을 기반으로 무한경쟁 해야 하는 시대에는 관료적 조직체계와 상명하복의 질서가 어울러진 군대형 조직과 같은 구시대적 유산에서 벗어나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근 1백년 전에 막스 웨버가 관료주의야말로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조직형태라고 생각한 것 처럼 관료주의는 그 나름대로의 장점을 유지하고 있다. 관료주의 장점으로는 작업이 분명하므로 종업원들이 해당 분야의 숙련된 능력을 갖게 된다는 점, 권한과 책임이 지위에 따라 분명히 정의된다는 점, 공식적인 규칙과 문서화된 가이드라인이 구성원의 행동과 결정을 지휘한다는 점, 규칙과 절차가 동등하게 적용되므로 예외 없이 공평한 대우를 받는다는 점, 종신고용 보장으로 애사심과 충성심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등을 들 수 있다.
많은 장점과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관료주의의 폐단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관료주의에 길들여져 있는 경우 고객보다는 조직 내부, 특히 상사에 충성하는 경향이 크게 드러난다. 또한 위계적 피라미드 조직은 경직성을 띄게 되어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의사결정 단계가 늘어남으로써 의사결정이 지연된다. 관료제하의 조직원들은 도전과 위험을 수용하는 대신 안정과 무사고를 지향하는 게으르고, 무감각한 조직인간으로 변모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인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 아이디어의 도출과 이의 적응이 어려워져서 종업원의 능력 발휘가능성이 줄어든다. 또한 전체 이익 보다는 부서이익을 우선시 함으로써 전사적 대처능력과 의사소통을 줄이게 된다. 이외에도 위인설관식 조직 비대화, 연공서열식 인사, 가치창출 보다 통제위주의 관리 우선주의 현상이 심화되어 조직의 비효율이 증가되는 단점이 있다.
이같이 폐해가 심각한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모든 변화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발휘가 선결조건이다. 리더는 관료주의가 가져오는 폐해를 심각하게 인식하여 조직내 숨어있는 관료주의 타파에 나서야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취임 초에 관리의 삼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조직적 차원에서 관료주의 타파를 위해서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가치를 창출하는데 직접 기여하지 못하는 본사의 스탭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그리고 수직적 위계 조직을 수평조직으로 전환해야 하며, 의사결정의 속도를 지연시키는 결재단계를 3-5단계 정도로 축소시켜야 한다. 고객과 맞닿아 있는 현장 직원들에게 최대한 권한을 위양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와 현장 중심 경영을 펼쳐야 하며, 가급적이면 최소의 규정만을 유지함으로써 조직원의 자율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게 해야 한다. 평생고용제도의 공식적 폐지와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철저한 실적주의를 적용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리고 유연하고 작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하여 분사와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조직원의 주인의식과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직 시스템의 정비와 더불어 관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