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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국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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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예술 알아야 철학도 이해"/ 프로페셔널 사명감으로 국악접근/
유학시절 11년내내 국악기 곁에둬/"내인생 골인처는 철학아닌 음악"
난 풀이 캭 죽었다. 난 조선사람이 아니다. 그래 니가 정말 동양철학자냐?
이 사꾸라새끼! 옆에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찌하면 추임새를 잘 할 수 있소?"
"박자를 알아야 하오."
"박자는 어떻 게 하면 알 수 있소?"
"북을 배우시오."
"북은 어떻게 배우요?"
그는 손가락으로 무대 한구석을 가리켰다.
" 저 사람이 당대의 필적 할 자 없는 명인이오!"
난 그 다음날 아침으로 바로 김명환집을 찾아 갔다.
도올 김용옥씨는 한 글에서 명고수 김명환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적고 있다. 동양철학자인 그는 프로페셔널 의 사명감으로 국악 에 접근했고, 그 열정으로 이론을 세워 스스로의 지식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한마디로 그는 결코 취미나 애호가의 입장일 수가 없었다. 올들어 가장 추웠다는 날, 전망좋은 평창동 산기슭에 자리한 연구실 에서 여전한 한복차림으로 기자를 맞은 도올은
"국악은 나에겐 아마추어 적 과제가 아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고향 천안의 병원(그의 부친이 운영하던) 근처에는 유난히 요정들이 많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기녀들이 늘어놓던 한탄조의 판소리 대목들, 그리고 당시 큰 인기를 누리던 여성국극단이 어린시절 기억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듣던거라 가슴에 그냥 와 닿는거죠. 어쩌면 내 세대가 이렇게 국악을 살아있는 문화로 느끼고 산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도올이 국악을 재발견 한 것은 동양학에 눈뜨면서부터다. 60년대 대학시절, 동양예술을 이해하지 않고는 동양철학도 이해할 수 없다고 느낀 그는 국립국악원에 가서 단소와 단가를 배웠고, 11년간의 외국유학 시절에도 늘 국악을 곁에 두고 지냈다.
귀국후 그의 관심은 좀더 학구적인 틀에서 본격화 되기 시작한다. "80년대 초 우리 국악계는 이론에 목말라 했습니다. 그때 교분이 있던 국악인들과 악서고 회(악서고회)라는 모임을 시작했어요. 매주 국악관계 문헌을 강독하고, 대대적인 세미나를 통해 어떻게 국악을 이해해야 하는가를 토론했지요. "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은 악서고존 에서 이름을 따온 이 모임은 85년부터 약 3년동안 지속됐다. 백대웅 박범훈 권오성 최종민 이성 천 송방송 손진책씨 등이 이 모임 출신이다.
도올은 그때의 인연으로 극단 미추 와 중앙국악관현악단의 창단 발기인이 되기도 했다.
"국악은 음악이라기 보다 한국인의 정감을 담은 보편적인 소리에 가깝습니다 . 서양음악이 음의 기하학적 구조, 즉 높낮이(pitch)와 지속(d uration)을 중시한다면, 한국의 음악은 음의 색깔(timbre) 을 중시합니다. 따라서 국악에서의 화성의 개념도 모노포니의 단선율구조 내에서의 음색의 합주라는 개념으로 발전한 것이죠.
국악만큼 음색이 고도의 정밀한 발전을 한 유례가 이 우주에 없습니다." 그래서인가.
그는 가장 희열을 가져다 주는 소리로 함동정월류 가야금 산조중 진양조 부분과,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김용배씨(작고)가 치던 꽹과리 소리를 꼽는다. 요즘 도올은 해금을 배우는 중이다. 언젠가는 본격 국악 이론서 를 집필하고, 작곡도 할 계획이다. "우리의 것이니까 살려야 하고 좋아해야 한다는 외침은 나약하고 설득력이 없습니다. 국악은 한국적이라 는 단서가 불필요한, 그 자체로서 위대한 음악이니까요.
나는 내 인생의 골인처가 철학이 아니라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출처:조선일보
김용옥 / 동양학자
학력
-보성고등학교
- 고려대학교 생물학과, 한국신학대학,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74년 국립 대만대학 철학과 석사
- 1977년 일본 동경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 석사
- 1982년 미국 하버드대학 대학원 철학박사
- 1996년 원광대학교 한의대 졸업
경력
1982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부교수 부임
1985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정교수
1986년 4월 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 발표
1986년 9월 1일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직 사직, 그 후로 자유로운 예술, 저술, 저널리즘 활동
1987 극단 미추 단원
1990년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입학, 1996년 졸업
1996년 7월 한의사 면허 취득
1996년 9월-1998년 6월 도올한의원 원장(동숭동)
1996년 9월-1998년 6월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연구소 객원 교수
1998년 중앙대학교 한의대 명예교수
1998년 용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1996-199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강사 역임
1997 SBS 명의특강, 건강하십니까 강의
1998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신경생물학교실 연구교수
1998년 미국 케임브리지 뉴잉글랜드복잡계연구소(NECSI) 철학분과위원장
1999년 EBS 알기 쉬운 동양고전 노자와 21세기 강의
2000년10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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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쓴 이: |
김용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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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국악이야기
